363화. 도발 (1)
남궁월은 한 시진이 넘어서야 청하재에 짐을 풀고, 백훼와 백합의 시중을 받으며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황후가 있는 봉린궁으로 향했다.
봉린궁 밖을 지키던 궁녀들이 남궁월을 향해 공손히 예를 표했다.
“군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황후마마께서는 지금 손님을 만나 뵙고 계십니다.”
궁녀가 말하지 않아도 남궁월은 안에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 예상했었다. 밖에 서 있는 남궁월의 귀에 불쾌함이 담긴 목소리로 꾸짖는 황후의 목소리가 띄엄띄엄 들려왔다. ‘분수도 모르는’, ‘몰락’, ‘풍모’ 같은 단어들이 드문드문 들렸다.
이내 남궁월이 궁녀를 향해 살짝 웃었다.
“마마께서 손님을 만나 뵙고 계신다니,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후, 통통한 체형의 서른쯤 되어 보이는 귀부인이 식식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여의무늬가 들어간 붉은색 배자를 입은 채, 머리에는 홍옥석이 박힌 나비 순금 떨잠을 꽂아서 아주 화려하고 부유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불평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얼굴 가득 원망과 분노가 차 있었다.
남궁월은 그녀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제왕비였구나!’
제왕비는 한회군의 적모(*嫡母: 서자가 아버지의 본처를 이르는 말)였다.
남궁월의 눈에 의아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막 제왕비 앞으로 가 예를 표하려는데, 제왕비가 언짢은 표정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제왕비는 부끄럽고 분한 얼굴로 귀밑머리를 흩날리며, 남궁월은 본 체도 안 하고 성큼성큼 걸어 그 자리를 떠났다.
이윽고 궁녀가 안으로 들어가 황후에게 보고한 뒤, 남궁월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황후의 표정은 아주 안 좋았다. 그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문 상궁에게 제왕비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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