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화. 대치하다 (2)
같은 시각, 남궁월은 작아를 통해 남궁옥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내 남궁월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백훼를 불러 조용히 사당으로 향했다.
사당 밖은 두 아낙이 지키고 서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군주의 앞길을 막을 수 없었기에, 굽실거리며 남궁월이 안으로 들어가게끔 내버려 두었다.
남궁월은 백훼를 문 밖에 세워둔 뒤, 혼자 문을 열고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조그만 서안 앞에 무릎을 꿇고 열심히 가훈을 필사하는 남궁옥이 보였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남궁옥이 고개를 돌려 남궁월을 쳐다봤다. 그녀는 얼른 붓을 내려놓고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
“월아, 여긴 어쩐 일로 왔니?”
그녀의 얼굴엔 아직도 마르지 않은 눈물자국이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는 전처럼 흐리멍덩하지 않고 또렷해져 있었다.
“언니를 보려고 와 봤어요.”
남궁월이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
“큰언니, 대체 무슨 일이에요? 백부께서 왜 언니한테 사당에 무릎 꿇고 있으라고 하신 거예요?”
아버지와 했던 대화가 생각나자, 남궁옥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월아, 사실 저번 궁에서 열린 꽃놀이 연회에 가기 전에 아버지께서 날 부르셨어. 아버지는 내가 황실에 시집가지 않고 그냥 평범하고 무탈하게 살길 바라신다고 하셨단다. 하지만, 난 그분에 대한 집착 때문에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결국 장비마마의 시선을 끌고 말았어…….”
남궁옥의 눈빛이 조금 암담해졌다. 그녀의 예쁜 얼굴에 마치 먼지가 낀 것 같았다.
“난 아버지께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어……. 내가 한 행동에 비하면 가훈을 백 번 쓰는 벌 정도는 너무나 가벼워. 이건 다 내가 자초한 거야.”
침착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남궁월은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큰언니, 장비마마께서 언니를 마음에 들어 하신 건, 언니가 특출한 재능을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큰언니, 언니는 우리는 가문의 적장녀예요. 그러니 항상 무슨 일이든 멀리 바라봐야 해요.”
“멀리 바라봐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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