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0화. 발각되다 (1)
육회녕은 그 푸른색 옷을 입은 사동이 건네준 세 개의 향을 쳐다봤다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 세 개의 향이 꼭 세 개의 거대한 산처럼 무거워 보여서 도무지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바짝 긴장한 육회녕은 온몸이 딱딱하게 굳은 채 조심스럽게 황제의 안색을 살피며 속으로 탄식했다.
‘감히 이런 짓을 하다니, 소 세자가 겁을 상실했구나! 혹 안일후가 생각한 것인가……?’
육회녕은 티 나지 않게 눈을 굴려 소혁 옆에 있는 백의 차림의 관어백을 훑어보며, 두 사람의 의도를 추측해 보려고 했다.
‘도대체 둘 다 무슨 생각인 게냐!’
황제는 소혁을 쳐다봤다가 다시 관어백을 쳐다봤다. 황제의 이마 위로 파란 힘줄이 꿈틀거렸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도 분수가 있지! 내가 저 향을 받지 않으면 소혁 저놈이 감히 어찌 나오는지 반드시 보고야 말겠다!’
황제가 이를 갈면서 막 이을 열려 했을 때, 갑자기 옆에서 한능부가 목소리를 낮추고 그를 불렀다.
“아바마마…….”
황제는 무의식적으로 한능부를 쳐다봤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황제가 몸을 흠칫하더니 갑자기 정신이 또렷해져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때일수록 대국을 중시해야지, 내가 먼저 충동적으로 굴어서는 안 된다! 절대로 소혁에게 사달을 일으킬 구실을 줘서는 안 돼! 그 옛날에 구천은 와신상담했고, 한신은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굴욕을 참았다. 이게 다 훗날을 보았기 때문이다!’
생각을 마친 황제가 다시 육회녕을 바라보고 이를 갈며 말했다.
“육회녕…….”
황제의 입장에서 이 세 글자를 말하는 건 엄청난 굴욕이었다. 거의 온몸의 기력을 쏟아내서 내뱉은 말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황제는 그 이상 말을 하지 않았지만, 육회녕은 그의 뜻을 이해했다.
육회녕은 얼른 푸른 옷 사동의 손에 들린 세 개의 향을 받아든 다음, 다시 빠른 걸음으로 황제의 어가 앞으로 가서 눈 딱 감고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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