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침상에 오르다 (3)
“류씨 남매가 지금 우리 부 안에 있다는 걸 싹 잊은 게냐? 그 일은 해결되지도 않았건만, 네가 무작정 평양후 부인을 건드리면 다들 우리 남궁부를 어찌 보겠느냐? 잘못하면 사돈 관계에서 원수 관계로 변할 수 있음을, 네 정녕 모르는 게냐!”
“그건…….”
조씨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줄곧 류청청이 맘에 안 들었던 조씨는 단 한 번도 류청청을 자신의 며느리로 들일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혼약은 깨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그렇다고 성이에게 정혼자가 없다고 남을 속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게 다 뭐란 말인가. 정말 짜증 나!’
소씨와 조씨는 속으로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류청청은 얼굴도 예쁘고 재주도 뛰어났지만, 그녀의 가문은 이미 몰락했다. 그러니 소씨가 어찌 자신이 제일 귀여워하던 손자에게 이런 아무 이익도 되지 않는 가문의 여인을 처로 맞으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말이지 너무 불쾌했다. 소씨는 한참을 낮게 읊조리다가 말했다.
“큰애야, 앞으로도 또 그런 기회가 생기면 평양후 부인의 말뜻을 잘 탐색해 보거라. 그리고 우선 성이에게 정혼자가 있다는 말은 꺼내지 말고…….”
조씨는 얼른 그리 하겠다 대답했다.
일단 성이가 류청청이 아니라 명월 군주를 처로 맞이하면, 그의 앞길은 아주 순탄할 게 확실했다.
지금은 그저 조용히 기회를 기다리며, 다시 한번 평양후 부인과 ‘우연히’ 만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평양후 부인과 우연히 만나기를 기다리기도 전에, 남궁정의 혼례식이 먼저 다가왔다.
* * *
팔월 초여드렛날. 부 여기저기에 초롱불과 오색천이 걸려 있어, 남궁부는 아름다운 색으로 단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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