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7화. 맹렬한 기세로 돌아오다
호가성에서 하룻밤 동안 잠시 머물고, 다음 날이 되자마자 관어백은 신비군과 유기영을 이끌고 계속해서 북상했다.
제왕의 군대는 가는 곳마다 무인지경에 들어간 듯 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적군의 갑옷 조각 하나 남김없이 싹 다 짓눌러 버렸다.
고작 며칠 만에 은백색 깃발을 단 군대가 지나가는 곳마다 적군은 바람에 초목이 쓰러지듯 쓸려나갔다. 그들은 막아낼 수 없는 당당한 기세로 연이어 여러 성을 무너뜨렸다.
은백색 깃발에 수놓아진 눈부신 글씨는 서융인들도 금세 알아봤다.
‘관(官)? 저건 관가군의 관(官)이잖아!’
그 소식은 역병처럼 거의 서융 전체에 퍼져나갔다. 서융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관가군이 지옥에서 다시 살아 돌아오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서융 도성 전체가 이 소식으로 들끓어 오르자, 왕궁마저 짙은 먹구름에 뒤덮인 것 같았다.
특히, 서융왕의 서재 안은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공기가 무거웠다.
은백색 깃발 하나가 서융왕의 어안 위에 올라와 쫙 펼쳐져 있었다. 서재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은 전부 다 그 깃발에 꽂혀 있었고, 서안 뒤에 앉아 있던 서융왕도 그것을 주시했다.
깃발에 새겨진 대유 문자는 신기한 마력이라도 지닌 것처럼 서융왕의 시선을 붙잡았다. 무척 음침해진 표정을 한 서융왕의 눈에 놀라움, 분노, 두려움, 의심 등 수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깃발도, 깃발에 새겨진 문자도, 그에게는 너무나 눈에 익으면서도 거슬렸다.
이건 진짜로 대유 관가군의 깃발이었다. 절대로 잘못 봤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관가군이 어떻게 나타난 거지?’
서융왕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컴컴하고 음울한 기세에, 서재에 있던 다른 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평범한 백성들은 관가군이 이미 전멸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서융왕과 서재에 있는 이들은 관가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관어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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