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화. 태자 (3)
왕부 정청에는 이미 진남왕이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이다경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불효자식이 나타나질 않았다.
진남왕은 초조해져서 아랫자리에 앉아 있는 평양후를 쳐다봤다.
아니, 평양후 옆에 놓여 있는 돌돌 말린 황금색의 성지를 보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었다.
‘평양후가 이번에는 또 뭣 때문에 온 거지?’
저번에 온 황제의 성지에는 평양후를 독남사(督南使)로 임하고, 잠시 진남왕을 대신하여 남강의 정사를 돌보게 하겠다는 황제의 뜻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땐 불효자식이 그 자리에서 바로 황제가 보낸 사자를 내쫓아 버렸었다.
황제의 성격을 생각해 봤을 때, 그때의 일을 가만히 넘어갈 리가 절대 없었다.
‘어쩌면 다음에는 그 일을 핑계로 날 번왕에서 폐하고, 대유의 몇 십만 대군을 남강으로 보내겠다고 하시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이십만밖에 안 되는 남강군이 어찌 대유의 백만 대군을 대적할 수 있겠는가? 남강군이 패배하면 진남왕부는 포로로 전락할 거고, 심지어는…….’
진남왕은 곧 다가올 미래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았다. 자신과 왕부 사람들이 황도로 압송되고, 황궁 정문으로 가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생각만 해도 목 언저리가 서늘해지는 것 같아 진남왕은 소름이 다 끼쳤다.
가볍게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마음을 진정시킨 그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평양후, 오래 기다리게 하여 미안하오. 세자가 군영에서 돌아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지라……. 본왕이 재차 사람을 파견해 서두르라고 재촉해 보겠소.”
“아닙니다, 왕야.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시겠지요.”
평양후가 어찌 감히 소혁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뻣뻣해진 몸으로 대답했다.
진남왕은 평양후의 안색을 살펴봤다. 그가 화를 내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때 익숙한 인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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