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방연회(芳筵會) (2)
방연회는 원래 향기로운 꽃과 풀들을 감상하는 연회였다. 그러니 꽃놀이에 빠질 수 없는 시를 꼭 짓곤 했다. 그 때문에 나름 시 짓기에 자신 있는 규수들은 곧바로 한 명씩 푸른 대나무를 주제로 시를 몇 수 지어 운성 장공주에게 바쳤다.
그때, 곡가월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장공주마마, 푸른 대나무 그림을 그린 후에 그 옆에 시를 붙여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운성 장공주도 좋아하는 기색을 보였다.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그녀는 얼른 시녀에게 문방사보를 가져오라 명했다.
많은 규수들이 의욕 있게 앞으로 나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누구는 고시(古詩)를 인용하기도 했고, 누구는 즉흥적으로 시를 짓기도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남궁옥도 그녀들 사이에 있었다.
“종고모님, 저랑 셋째 언니는 아직 어려서 그렇다 치지만……. 종고모님께서는 왜 안 나가세요?”
남궁림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늘 고상한 척하면서 이득을 챙겨대는 종고모를 싫어했으니, 종고모를 대하는 태도도 별로 공손하지 않았다.
소경평의 낯빛이 변했다. 사실 소경평은 시든 그림이든 모두 재능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 바보처럼 나가 졸작을 보일 수 있겠는가?
종고모를 건드린 남궁림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가, 지금 자신은 운성 장공주부에 있다는 걸 알고 얼른 웃음을 거두었다.
그 모습에 소경평은 남궁림이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을 싫어하는 남궁림의 옆에 계속 있고 싶지 않아 몸을 움직였다. 소경평은 그대로 앞으로 나가 몇몇 소저들이 그리는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소경평은 그림에 재능이 없었지만, 그래도 방여의 밑에서 반년 동안 이런저런 수업을 들으면서 그림을 베끼는 실력이 상당히 늘어났다. 이윽고 소경평은 주변 소저들의 그림을 쭉 둘러보면서 어떻게 그릴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는 남궁옥이 있는 쪽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몸을 휙 돌렸는데, 하필 소경평의 뒤에 있던 소저가 그녀와 부딪힐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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