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화. 옷감 고르기
소혁도 노장들이 암암리에 움직이고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었으나 못 본 척했다. 그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처음에 아무것도 없었을 때도 그는 남강에서 자신의 세상을 세웠다. 그러다 병권을 원했더니 병권이 생기고, 군대의 위망을 원했더니 위망이 생겼다.
그런 그가 까닭 없이 신음하는 노장들이 소란을 피우는 걸 겁낼 필요가 뭐 있겠는가.
소혁은 서재 창가에 앉아 북쪽 하늘을 바라봤다. 곧 그의 두 눈이 결연하게 빛냈다. 그 눈에는 절대로 동요하지 않는 굳센 의지가 담겨 있었다.
소혁은 신하들의 협박에 몰려 태자조차 책봉하지 못하는 황제와는 달랐다.
그때 갑자기 소혁이 눈을 번뜩이며 문발 쪽을 쳐다봤다.
곧이어 주흥이 문발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흥분감이 감돌고 있었다.
“세자!”
주흥이 재빨리 포권하고 보고했다.
“맹정견이 깨어났습니다. 그자를 만나 보시겠습니까?”
소혁이 담담하게 한 마디 했다.
“심문하거라!”
소혁이 느긋하게 창가에 몸을 기대고 입꼬리를 올렸다. 가늘게 떠진 그의 도화안에서 얼음 같은 한기가 느껴졌다.
‘감히 자진을 하려 들어? 그리 쉽게 네놈 뜻대로 될 줄 알았더냐? 네놈이 죽으면 살려내고, 백골이 되면 살을 붙일 것이다. 천하제일 신의이신 외할아버님께서 네놈이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 것에 동의하실지 아닐지 직접 확인해 보거라!’
* * *
남궁월은 수일 동안 침상 생활을 했다. 언제쯤 움직일 수 있을지 학수고대한 끝에, 마침내 임정진이 와서 다 나았다고 말해주었다.
소혁도 그제야 남궁월이 침상 밑으로 내려오는 것에 동의했다.
남궁월은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린 것처럼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꼭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나온 새처럼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지켜보던 여종들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어느덧 8월 14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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