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6화. 호의
바깥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며, 뜨거운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며칠 전보다 더 날이 뜨거워진 것 같았다.
황도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남량 또한 날이 무더웠다. 햇볕이 어찌나 뜨거운지, 돌판길에 계란을 올려놓아도 다 익을 것 같았다.
그러나 평범한 남량 백성들은 이런 찜통 같은 날씨에 익숙해서, 머리 꼭대기에 뜨거운 태양이 떠 있어도 각기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남량 왕궁은 피서하기 좋은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었다. 물가 옆에 지어진 누각도 있지만, 사면 중 삼면에 폭포가 흐르고 있는 청탁전(淸濯殿)도 있었다.
청탁전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전각답게 바로 내리쬐는 햇빛을 가려 주었다.
또한 강 건너편에 지어져서, 전각 뒤에 강물의 힘으로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차가 지붕 위로 강물을 끌어 왔고, 끌려온 강물이 지붕을 타고 밑으로 떨어지면서 삼면에 폭포를 만들어냈다.
힘차게 떨어지는 강물은 정말로 폭포 같았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전각 안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쏴아아아-!
끝없이 물 떨어지는 소리 속에 가끔씩 독수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독수리 두 마리는 이 광경이 신기한지 폭포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전각 안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는 소혁과 관어백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쏴아아아-!
소혁이 관어백에게 차를 따라 주는 소리가 주변에 들리는 폭포 소리에 묻혀버렸다.
소혁이 그에게 차를 따라 주면서 말했다.
“소백아, 지금쯤이면 전시 결과도 나왔겠지?”
고개를 끄덕인 관어백이 찻잔을 들고 웃으면서 말했다.
“황화태의 주옥같은 글이 나왔을 테니,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말만 꺼내도 바로 우습게 보일 거야.”
관어백이 황화태를 이번 은과에 참가하게 했던 건, 불시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 조정에 재차 사람을 심어두려는 목적이었다.
남궁진이 황제에게 춘시 문제를 바꾸게 해 달라고 주청을 올렸을 때, 관어백은 두 가지 결과를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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