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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3화. 속이는 사람은 나

1313화. 속이는 사람은 나

백모소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황혼이 진 하늘에 붉은 석양이 반쯤 걸려 있었다.

이때, 벽락이 주렴을 걷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벽락이 무릎을 살짝 굽히더니 아뢰었다.

“파의 측비가 반 시진 전부터 와 계셨습니다. 파의 측비께서는 소인에게 쉬시는데 굳이 방해하지 말라며, 내내 밖에서 기다리셨습니다.”

백모소는 잠깐 쉬고 났더니 정신이 한결 맑아져, 침상에서 일어나 나른하게 말했다.

“동챗방에 가서 기다리라고 해. 곧 갈 테니까.”

벽락은 말을 전하러 가고, 벽흔은 얼른 와서 그녀가 옷 갈아입는 것을 도왔다. 이내 벽흔이 능숙한 손길로 느슨하게 백모소의 머리를 틀어 올린 다음 간단히 대나무 비녀를 꽂았더니, 백모소는 사뭇 소박하고 우아해 보였다.

백모소는 거울도 한 번 들여다보지 않고 그대로 일어나 동챗방으로 갔다.

동챗방에서 파의는 창가의 둥근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아까 입었던 하얀 옷을 벗고, 잔잔한 무늬가 있는 하얀 치마를 입고 있었다. 흰 치마가 파란 눈과 썩 잘 어울렸다. 그녀는 그렇게 상복을 입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백모소가 오는 것을 보고, 파의가 얼른 다완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맞이했다.

“왔는가?”

두 사람은 예를 행하고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파의는 가만히 백모소를 살펴보더니, 그녀의 얼굴에 전혀 비통한 기색이 없는 걸 확인했다.

‘아직 상황을 모르나?’

파의는 목을 가다듬더니 떠보듯 물었다.

“왕야께서 왕비마마를 매장하고 어디로 가셨는지 아나?”

백모소는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파의를 쳐다보더니, 다완을 입에 대고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다완을 내려놓은 후, 느긋하게 입을 열어 싸늘하게 답했다.

“삼천영의 진(陳) 지휘사를 보러 가셨겠지.”

파의는 깜짝 놀랐다.

‘알고 있었잖아? 아는데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줄곧 한능부에게 푹 빠져 있지 않았나?’

이때, 파의의 머릿속에 뭔가가 번쩍하고 지나갔다.

Gesperrtes Kap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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