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화. 도발
다음 날, 소혁은 다시 정신을 다잡았다. 그리고 남궁월은 그 서신을 노진남왕이 소혁에게 남긴 유서와 함께 강향나무 목갑에 넣고 굳게 잠갔다.
잠시 휴전 중이지만, 소혁은 매일 시간 맞춰 낙월성 군영으로 갔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군영으로 가는 소혁을 배웅하고 나서, 남궁월은 유영청으로 가 소소한 일을 처리했다.
이때, 아낙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몰려와 ‘왕야께서 매 이낭의 회임에 기쁜 나머지, 너무 크게 상을 내리시는 바람에 창고가 다 비었네’하면서 서로 떠들어댔다.
그래도 세자는 혁혁한 군공을 세운데다 군에서든 백성들 사이에서든 신망이 두터웠기 때문에, 태어나지도 않은 그 아이가 세자의 지위를 위협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남궁월은 심심풀이로 그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다가, 일을 다 처리하고는 그 아낙들을 죄다 물린 후 벽소당으로 돌아갔다.
벽소당에 막 들어서는데, 화미가 신나서 달려와 입을 열었다.
“세자비, 이제 오십니까? 성안에 있는 ‘수안홍(首案紅)’이라는 꽃집에서 모란 화분을 여남은 개 보내왔는데, 그중 몇 개는 매우 귀한 것입니다. 소인이 황도에서 못 본 것도 있습니다.”
화미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자, 남궁월도 흥미가 생겨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
정원에 모란 화분 여남은 개가 사람 허리만 한 높이의 화분대, 또는 바닥에 놓여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꽃봉오리는 아직 다 피지 않고 반쯤 피어 있었다. 그러나 꽃 중의 왕이라는 모란답게 확실히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세자비, 한 번 보셔요.”
화미가 남궁월을 화분대 앞으로 데리고 가서, 위에 있는 모란 하나를 가리켰다.
“정말 예쁘지요?”
그것은 커다란 모란이었는데, 가지 끝에 달린 붉은 꽃봉오리를 보니 보통 모란과는 다르게 붉은 꽃잎 사이사이에 눈처럼 흰색이 섞여들어 있어 조화로워 보였다. 그 덕에 확실히 이목을 끄는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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