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0화. 유서
저녁을 다 먹고 남궁월과 소혁은 방 노태야를 모시고 정원을 산책하며 소화를 시키고 달구경도 했다.
관어백은 화실의 그림에 꽤 흥미를 느껴, 방 노태야의 허락을 받아 그곳에 남아서 그림을 감상했다.
방씨 가문의 역사는 오래되어서 그 뿌리가 단단하고 깊었다. 그러니 방 노태야가 소장한 그림들도 꽤 되었다.
관어백은 화실을 한 바퀴 돌면서 작품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감상했다. 그러고는 다시 류구인의 <만마분등도> 앞에 서서 한참을 보다가 나가려는데, 순간 뭔가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이더니 다시 걸음을 멈췄다.
관어백은 손을 들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작품의 비단 표구(表具) 위를 쓰다듬다가 곧 생각에 잠겼다.
이때, 주렴 걷는 소리가 들리고 소혁이 방 노태야를 모시고 들어왔다.
방 노태야는 <만마분등도>를 응시하는 관어백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어백아, 그렇게 류구인을 좋아하느냐?”
관어백이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려는데, 방 노태야가 말을 이었다.
“어백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고인이 준 선물이긴 하나 어백이 너에게 선물한 것으로 하고 싶구나. 네 뜻은 어떠하냐?”
그렇게 말하면서 그림을 바라보는 방 노태야의 시선에는 그리움과 서글픔, 약간의 탄식과 슬픔이 느껴졌다.
관어백과 소혁은 그 ‘고인’이란 ‘돌아가신 분’을 지칭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분께 이 그림을 받으셨습니까?”
관어백이 별 뜻 없다는 듯 가볍게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방 노태야의 시선이 소혁에게로 향했다. 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설마…….’
방 노태야는 그립다는 듯 말을 이었다.
“혁이의 친할아버지께서 예전에 남기신 그림이란다.”
소혁은 깜짝 놀라니 빙그레 웃으며 아래턱을 만졌다.
“할아버지께서 주셨군요.”
노진남왕은 전장에서 거칠게 살아온 사람이었으나 칠현금이며, 바둑, 시서화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지만, 칼과 말, 검이라면 모두 능숙하게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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