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사냥대회 (2)
소혁은 아주 언짢다는 눈으로 대흑이를 한번 노려보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약방, 네 어쩌다가 이런 시커먼 개를 키우게 된 거냐? 차라리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그랬다면 분명 네게 이놈보다 백 배 천 배 훨씬 예쁜 개를 구해다줬을 거다!”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며 다시 남궁월에게 몇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다.
남궁월은 일부러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누가 제게 약방이라 그랬거든요. 탕약만 주구장창 만드는 제겐 이런 새까만 개가 어울리죠.”
소혁의 목이 턱 막혔다. 그는 겸연쩍은 듯 손으로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곧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남궁월에게 눈을 찡긋했다.
“이봐, 약방. 네 솜씬 역시 보통 아니더군. 이제 고작 보름밖에 안 지났는데, 전묵양이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게 되었다.”
“당연하죠.”
의술에 관한 말이 나오자, 남궁월은 조금도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조용히 말했다.
“그 사람들은 세자의 할아버님의 명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당신을 도와주러 온 사람들이에요. 그러나 만약 이번 난관만 무사히 잘 넘긴다면, 그땐 그들도 분명 진심으로 당신께 충성을 바치는 심복이 될 거예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지금 그들을 복종시키지 못하면, 세자께선 나중에 남강에 돌아갔을 때 혼자 버티셔야 해요. 세자 혼자선 일을 이루지 못하실 거예요.”
“약방, 역시 넌 구구절절 다 맞는 소리만 하는구나!”
소혁도 남궁월을 따라 목소리를 낮춰 조용히 말했지만, 정작 하는 말은 좀 과장되게 들렸다.
“기왕 도와준 김에 끝까지 도와주는 좋은 사람이 되어 보는 건 어떠하냐? 네가 날 좀 도와주거라.”
그의 칠흑같이 새까만 눈동자가 남궁월을 응시했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해결해야죠.”
남궁월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모처럼 좋은 마음으로 도와줬더니, 소혁은 오히려 더 슬슬 기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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