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9화. 두려움
“아직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생각이시오?”
관어백은 아랑곳하지 않고 검지로 탁자 표면을 톡톡 치면서 다시 말했다.
“남량 총수는 당신들에게 수개월 동안 그곳을 지키게 했소. 즉, 그 길은 총수에게 지극히 중요한 길이라는 뜻이겠지.”
장씨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어, 두려움을 모르는 듯한 용맹스런 표정으로 차갑게 소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소혁! 쓸데없는 잔꾀를 부리지 말거라! 우리 남량인은 남에게 쉽게 넘어가는 자들이 아니다! 난 어떤 경우라도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말투와 표정이 소박해 보이던 이전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심지어는 몸에서 예리한 기운까지 은근히 발산하고 있었다.
옆에서 묵묵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백합이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나 연기를 잘하면 극단에 들어가 연극이나 할 것이지. 그럼 돈도 남아돌 텐데.’
관어백은 눈치 없이 구는 장씨를 마주하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장씨가 마음대로 하게 놔둘 수 없었다. 만약 장씨가 관어백 자신의 신분을 알아내면 분명 자살을 감행할 텐데, 그리되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살아 있는 자가 아무리 죽기 살기로 버티면서 말을 하지 않는다 해도, 죽은 자보다 정보를 누설할 가능성이 더 많았다.
그에 대한 예시를 들면, 아까 장씨는 본인을 비롯한 자들이 이 마을에서 수개월 동안이나 잠복하고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 명령이 진짜로 이카루어가 내린 거란 사실도 바로 인정했다.
게다가 사람들은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에 대하여 들을 때 미세한 표정 변화를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때 표정에서 비웃음, 두려움, 희열, 자랑스러움 등의 감정이 드러나며, 동시에 주먹을 쥐거나 몸을 떨거나 땀을 흘리는 등 신체 변화가 나타나곤 한다.
설사 순식간에 지나가는 미세한 변화라 할지라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단서가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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