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금의환향 (2)
남궁옥은 갖가지 아름답고 귀한 물건들이 탁자 위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기분이 매우 불쾌해졌다. 그녀는 부의 적장녀였고, 그동안 자매들 사이에서도 제일 우수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동생의 영광 때문에 덕을 보는 날이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궁월은 남궁옥의 마음속 변화를 알지 못했다. 물론 알았더라도 남궁월은 별로 개의치 않아 했을 것이다. 이내 남궁월은 배시시 웃으며 남궁옥에게 말했다.
“장유유서라 했으니, 큰언니부터 먼저 고르세요.”
황씨의 얼굴이 굳어졌다. 숙모인 자신이 그녀들보다 웃어른이건만, 남궁월은 자신을 지나치고 남궁옥을 먼저 선택했다. 부 여식들이 다 고르고 나면 황씨가 받을 것은 없어 보였다.
사실 남궁월은 일부러 남궁옥더러 먼저 고르라 한 것이었다. 남궁월이 황씨에게 주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황씨가 또 어쩌겠는가?
남궁월은 할머니께 효도하고 자매들과 우애를 나눈다는 평판은 필요했지만, 숙모에게 효도한다는 헛된 평판은 필요 없었다.
소씨는 처음부터 황씨를 안중에 두지 않았기에, 고개를 돌려 남궁옥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옥이 너 먼저 고르거라.”
“예, 할머니.”
남궁옥이 사뿐사뿐 앞으로 걸어 나왔다.
남궁옥은 붉은색 그물 비단 네 필과 금장식이 들어간 백옥 팔찌를 금방 고른 후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남궁월을 보며 감사 인사를 했다.
“고맙구나, 월아.”
두 번째로 고르게 된 남궁연은 금방 물건을 골랐다. 그녀는 먼저 무늬 없는 담황색 비단 한필과 마노 팔찌 하나를 고른 후, 남궁월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다음은 남궁림이었다. 그녀는 자색 명주비단을 몹시 아쉬운 눈으로 여러 번 쳐다보더니, 결국 장미 자수가 들어간 두껍고 얇은 비단들을 고르곤, 금장식 구슬비녀를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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