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화. 격노
“아바마마!”
한능부는 또 한번 몸을 납작 엎드리며 바닥에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어느새 그의 목소리에는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
“아바마마, 소자의 불찰을 소자도 인정합니다. 무슨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옥체를 생각하십시오……. 아바마마!”
“폐하.”
귀비가 눈가에 달고 있던 눈물방울을 훔치고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비에 젖은 배꽃 같은 얼굴로 말했다.
“폐하께서도 아시잖습니까. 셋째는 평소에도 효성이 아주 지극한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가 어찌 감히 폐하께서 불쾌해하실 일을 저지르겠사옵니까. 이는 분명 이 아이의 위세를 믿고 수하들끼리 저지른 일이 틀림없습니다.
폐하, 셋째를 때리시든 벌을 내리시든 마음대로 하시옵소서. 다만 폐하께선 우리 셋째를 믿어 주셔야 합니다. 이 아이는 절대로 이런 일을 꾸밀 아이가 아니옵니다, 폐하…….”
투명하게 반짝이는 장 귀비의 눈물방울이 그녀의 뺨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렸다. 아들이 이렇게나 컸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황제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미모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성숙한 우아함마저 느껴졌다.
장 귀비의 눈물에 황제는 조금 마음이 약해졌다. 그리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한능부를 한번 더 보고 생각했다.
‘황자가 소금을 밀매했다는 것과 황자의 수하가 황자의 이름을 등에 업고 벌인 짓은 엄연히 다르기는 하지.’
그의 안색을 살펴보고 그의 의중을 헤아린 황후는 몰래 탄식했다. 하지만 곧바로 분발심이 솟아올랐다.
황후는 이번 한번으로 철저히 한능부를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앞으로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으니, 다시 천천히 계획하면 될 것이었다.
“폐하.”
황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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