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9화. 약 제조
소비도 남궁월이 하는 말의 핵심을 알아듣고 얼굴색이 조금 암담해졌다.
남궁월도 여기까지 왔는데 이 혼사 앞에 새로운 장애물이 생길 줄은 생각지 못했다.
만약 이 혼사를 보류해둔다면, 제일 억울해할 사람은 바로 주유가일 것이다.
이 혼사의 큰 문제점은 다른 무엇도 아니라, 현재 너무나 나약한 태도를 보이는 왕씨에게 있었다.
왕씨는 노씨에게 도발과 모욕을 당했는데도 그 앞에서 한마디도 반박하질 못했었다. 만약 왕씨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강경한 사람이었다면, 남궁월도 이 혼사를 진행하는 걸 이렇게까지 주저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 생각에 남궁월은 조금 머리가 아파 왔다.
“일단 이 혼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네요.”
남궁월이 말을 하는 사이 문발 들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화미가 도요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조금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도요가 소비의 앞으로 걸어와 고했다.
“아가씨, 소귤이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계속 보이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천성적으로 이곳저곳 뛰어놀기 좋아하는 동물이지만, 소귤이는 식탐이 많은 녀석이라 밥 먹을 시간이 되면 알아서 월벽거로 돌아가곤 했다.
소귤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에 남궁월이 바로 화미를 쳐다보자, 화미도 얼른 말을 꺼냈다.
“세자비, 소인도 한참 동안 찾아봤는데 소백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남궁월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비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소귤이가 또 소백이랑 놀다가 밥 먹을 시간을 잊어버렸나 보네요. 내가 사람을 시켜 둘을 찾아오라고 할게요.”
“알겠어요, 새언니.”
소비는 대답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좀 걱정이 되어 도요를 데리고 물러갔다. 우선은 월벽거로 가서 다시 곳곳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 * *
갑자기 사라진 두 녀석 때문에 벽소당 안이 한바탕 술렁거렸다. 여종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이곳저곳으로 고양이를 찾으러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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