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5화. 해독약 준비 (2)
덕제당 문 앞은 아직 정돈이 안 되어있었다. 이제 막 도착한 약초들이 담긴 광주리들이 여기저기 바닥에 놓여 있는터라 정신이 없었다.
아직 정제를 마치지 않은 갓 채집해 온 것들이라 색도 푸르렀고, 표면에 이슬도 맺혀 있었다. 게다가 어떤 약초들은 흙이 묻어있기도 했다.
백훼는 우선 마차 휘장을 젖혀 마차에서 내린 다음, 조심조심 남궁월을 부축해서 내려 주었다.
남궁월은 오늘 자수가 들어간 석류색 비단으로 만든 배자를 입고, 머리는 간단히 도심계(*桃心髻: 머리를 납작한 모양으로 틀어 올린 다음, 머리 위를 꽃으로 장식함) 모양으로 꾸몄으며, 죽절모양의 옥비녀 하나만 꽂은 모습이었다. 그러고 있으니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청아해 보였다.
남궁월이 이제 막 마차에서 내려 똑바로 서자 마자, 약방 안에서부터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청회색 비단 장포를 입은 중년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맞이하러 나왔다. 그는 바로 덕제당의 주인장 이씨였다.
“소 부인!”
단골손님이 왔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하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 직접 손님을 맞이하러 나온 이씨는 남궁월을 향해 친절하고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수개월 동안 거래를 하다 보니 이씨도 이미 남궁월의 신분을 알아차렸지만, 신분을 드러내길 꺼려 하는 남궁월을 보고는 눈치껏 그녀의 신분을 모른 체하고 있었다.
“주인장.”
남궁월은 그를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씨는 얼른 남궁월을 약방 안으로 데리고 가면서, 동시에 티 나지 않게 직원을 째려보았다. 서둘러 약방 입구를 정리하라고 눈치를 보낸 것이다.
직원도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 * *
주인장 이씨는 남궁월을 약방 뒤쪽에 있는 대청으로 데리고 가 앉으라고 청한 다음, 다른 직원에게 얼른 차를 내오라고 한 후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
“소 부인, 부인께서 말씀하신 약재들은 이미 다 준비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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