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7화. 진보헌의 장신구
남궁월은 바닥에 꿇어앉아 있는 거지 할멈을 알아봤다. 놀랍게도 그 사람은 바로 엽 할멈이었다.
엽 할멈은 여기저기 기워진 흔적이 많은 푸른색 무명천 치마를 입고 있었다. 치마에는 흙먼지가 많이 묻어있어서 무척 지저분해 보였다.
백훼는 엽 할멈을 한번 살펴본 후, 엽 할멈 옆에 떨어져 있는 동전 그릇을 가만히 바라봤다. 순간 백훼의 눈에 복잡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아무리 엽의리가 교외 저택으로 보내지고, 엽윤명이 감옥에 갇혔다고 해도 엽 할멈이 거지로 전락할 정도는 아니었다.
“엽 할머님.”
백훼가 엽 할멈 옆으로 걸어가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줬다.
“무슨 일이세요?”
“백훼 소저!”
엽 할멈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사람처럼 백훼의 손을 꽉 잡았다.
“소저가 이 공자께 말 좀 해주시게. 난 정말로 고의로 시비를 건 게 아니라네! 내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잖은가! 이 공자께서 말을 몰고 거리를 지나가실 때, 마침 난 골목에서 나오고 있었는데, 앞을 살펴보지 않았다가 말이 갑자기 달려 오기에 깜짝 놀라 쓰러진 것뿐일세…….”
상 공자는 엽 할멈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눈썹을 꿈틀거리며, 조금 놀란 눈으로 백훼를 몇 번 쳐다보고 있었다.
백훼는 매난죽 무늬가 들어간 담녹색 배자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청수했으며, 행동거지는 단정하고 절도 있었다. 그리고 침착하고 대범해 보여서, 평범한 행인들 속에 섞여 있으니 군계일학처럼 눈에 띄었다.
다른 백성들은 백훼가 그저 어느 훌륭한 집안의 소저인가보다 생각했지만, 상 공자의 눈은 속일 수 없었다. 상 공자는 백훼를 쓱 훑어만 보고 어느 대부호 댁 여종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저 거지 할멈이 이런 부잣집 여종과 아는 사이라고?’
하지만 상 공자도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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