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화. 성문
섣달그믐이 다가오자 도성을 오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성문은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북적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부녀자가 타는 작은 마차 한 대가 눈에 띄지 않게 군중들 틈에 섞여 도성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에 타고 있던 류희아는 휘장을 살짝 걷어 올리고 밖을 내다봤다. 도성은 여전히 그 도성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떠날 때와는 전혀 다른 광경이었다.
성문을 지키는 금군들은 하나같이 꼿꼿한 자세였고, 그들의 갑옷과 창칼은 번쩍였다. 표정은 엄숙하지만, 태도는 거칠지 않았다. 노약자에게는 각별히 예의를 갖췄지만, 질서를 깨는 자에게는 인정사정없었다.
이를 본 류희아의 가슴속에서 공경의 마음이 우러나왔다. 직접 보지 못했다면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연가군에 편입된 뒤의 모습을 보고 난 뒤에야 예전의 금군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치세가 곳곳에 미친다는 증거였다!
류희아가 이런 발견에 흥분하고 있을 때 류 현비가 질책하는 소리가 들렸다.
“빨리 내리거라! 그 잠깐을 못 참는단 말이냐? 누가 우리를 알아보면 어쩌려고!”
류희아는 휘장을 내리고 몸을 돌려 낮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고모님, 저는 그저 지금의 도성이 어떤지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류 현비는 콧방귀를 뀌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 모습에 류희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표가(表哥) 쪽에는 진전이 없고, 고모의 성미는 점점 고약해지고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마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그들 옆에 줄을 선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불평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날이 추워서 얼어 죽게 생겼구먼.”
뒤에 선 사람이 심심했는지 말을 받아쳤다.
“형씨는 도성에 와 본 적 없수? 오늘 정도면 빠른 셈이라오. 소왕께서 오시기 전에는 그야말로 굼벵이가 따로 없었소. 아침에 줄을 서도 저녁까지 성 안에 들어가기 힘들었으니 말이오.”
옆에 있던 사람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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