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젊은 의원 양반 (1)
조언옥은 그렇게 예상 밖의, 또 예상했던 대로 올해의 장원이 되었고, 한림원의 수찬(*修撰: 실록 기록, 황제의 언행 기록 및 예식 연설 관련 초고 작성 업무를 담당하던 관직)으로 등용되었다.
이 소식은 아주 빠르게 제완에게까지 전해졌다. 동시에 황제가 그날 엽 태부에게 조언옥이 ‘나라를 잘 다스리고 백성들을 구제할 대인재’라 평가했던 일까지 곳곳에 다 소문이 났다……. 이게 황제의 특급 칭찬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 말이 수많은 사람에게 알려진다면, 필시 각각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것으로 제완은 생각했다.
그러나 요 며칠간 제완은 올해의 장원에게 정신이 팔려있을 겨를이 없었다. 며칠 전 그녀와 대화를 나눴던 노태야는 다음날 바로 제정광을 찾아갔다. 부자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제완은 당일 제정광이 곧장 영가로 갔다는 것만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영조운과 혼담은 여기까지고, 더는 언급될 일 없겠지?’
제완은 오랜만에 마음이 아주 홀가분해진 것 같았다. 태후가 엉겁결에 자신에 대해 언급했다는 그 일은 기억의 저편으로 넘겨버린 채, 그녀는 오늘도 진료하기 위해 은 어멈과 문밖을 나섰다.
* * *
이번에 두 사람은 부귀촌이 아닌, 경도 성문 밖 부근의 작은 마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여름도 절반이 지나가는데, 요 며칠 아직도 이렇게 날이 무덥네요. 고낭, 날씨가 조금 서늘해진 다음에 다시 나오는 건 어떠세요?”
은 어멈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으로 닦아내며 어째 별로 더위를 타지 않는 것 같은 제완에게 슬쩍 권하듯 물었다.
“은 어멈은 남방 사람이라서 경도의 여름 날씨가 아직 습관이 안 됐나 보네.”
제완은 자신의 뺨을 긁적이며 웃어 보였고, 이를 본 은 어멈이 다급히 그녀의 손을 막았다.
“고낭, 긁지 마세요.”
손끝에 원래 피부와는 다른 촉감이 느껴져 오자, 그제야 제완은 자신이 변장했다는 걸 떠올리고는 치아를 드러내며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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