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화. 간청
서재에 들어가자, 제완의 시야엔 책상 너머에 앉아 있는 중년 사내가 들어왔다. 그를 본 제완은 놀란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눈앞의 저 사람은, 일전에 남월성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색에 빠져 몸이 상했던 그는 이전의 말쑥하던 상태를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 제정광은 비대하게 살이 찌고, 눈은 퉁퉁 부어 있었으며, 얼굴은 창백했다.
이 사람이 정말로 의젓하고도 풍류 넘치던 그 제정광이 맞단 말인가.
사람이 의지가 사라지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도 있었다.
제완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 출중하고도 멋스럽던 제정광은 이미 세월의 흐름에 죽어 버리고 말았다.
“아버지.”
무릎을 굽혀 인사를 올리는 그녀의 눈동자는 조금의 연민도 없이 침착하고도 냉담했다. 제정광이 오늘 이 모습이 된 것은, 전부 자업자득이었다.
“왔구나. 앉거라. 내 너에게 할 말이 있다.”
무거운 몸을 움직인 제정광은 한쪽에 있는 태사의를 가리키며 제완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제완이 자리에 앉자, 제정광은 기나긴 이야기를 아주 장황히 늘어놓기 시작했다. 죄다 자신이 전에는 얼마나 잘나갔고, 지금은 얼마나 난처한 처지에 처했는지에 대한 얘기들이었다. 그가 전에는 제완을 얼마나 많이 아꼈는지도 이야기했다…….
“아버지, 하실 말씀이 있거든 곧장 말씀해 주시지요. 이런 이야기들은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듣다 듣다 짜증이 난 제완은 끝내 그의 말을 끊었다.
제완의 말에 제정광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헛기침을 몇 번 했고,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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