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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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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화. 오히려 곤경에 처하다 (2)

693화. 오히려 곤경에 처하다 (2)

당염원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혁연정과 눈을 맞추며 아무런 표정도 없던 사릉고홍의 얼굴에 약간의 따스한 변화가 일었다.

옆에 있던 보보가 하하 웃으면서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발견한 듯 말했다.

“아빵이 잘못 말했어요. 이곳에선 일반적으로 집의 땅문서를 땅문서라고 말하지 않아요. 부동산 매매 계약서라고 해야죠!”

사릉고홍은 보보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지적한 것을 탓하지 않았다. 어쨌든 당염원의 웃음을 볼 수 있었으니 무슨 불만이 있었겠는가?

이 모녀를 보자 혁연정도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동자도 환하게 빛났다.

어이! 이놈아.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굴면서 이 몸이 네게 집을 넘기길 바란다고?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가 줄 수야 있나?

혁연정이 정색하며 말했다.

“사릉 선생께서 잘못 생각하신 것 같군요. 이곳은 군의 재산이라 땅이나 부동산을 매매할 수 없소이다. 내가 당신에게 팔 수 있는 건 사용권뿐이지요.”

이미 많은 나이였지만 아직도 가끔은 젊은 시절의 교만하고 짓궂은 성격이 울컥 올라오곤 했다. 혁연정은 일부러 사릉고홍을 불쾌하게 하기 위해 한마디를 보탰다.

“계약서는 이미 제가 작성해 두었습니다. 임대 기한도 적어 놓았고요. 그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하죠. 이건 임대 계약입니다.”

이 녀석아, 똑똑히 들어. 이 몸이 바로 집주인이야. 네놈에게 집을 빌려주는 것만 해도 네 체면을 세워 준 셈이니 네놈은 감사하며 기뻐해야 마땅하다고. 꼭 이 몸이 네게 집을 팔려고 사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뻣뻣하게 굴면 안 되지.

하지만 혁연정의 표면적인 얼굴에는 이런 오만함이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

당염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사릉고홍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극을 감상했다.

“계약서.”

사릉고홍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담담함에 혁연정은 자신이 솜방망이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는 무력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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