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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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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관문을 나온 당염원 (3)

65화. 관문을 나온 당염원 (3)

산골짜기에 태양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아침노을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당염원은 나뭇가지 끝에서 땅으로 가볍게 내려와 눈앞에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만독담의 담주(潭主)가 누구지?”

사람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대머리 노인이 앞으로 나왔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당염원의 뒤에 서 있는 임등을 바라보다가 다시 당염원에게 시선을 옮기고 말했다.

“내가 담주요.”

당염원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독령.”

대머리 노인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품속에서 영패를 꺼내 당염원에게 넘기며 말했다.

“혹시 임 곡주를 남기고 가실 수 있을는지요.”

당염원은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뒤이어 독령을 받아 들고 만독담의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들의 가는 길을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가 감히 막을 수 있을까. 만독담의 담주마저 곧바로 독령을 넘기고 길을 내어주었는데, 어느 누가 더 뛰어난 실력으로 그녀를 막을 수 있겠는가?

“담주님, 이렇게 쉽게 저들을 놓아주시는 겁니까?”

당염원이 유유자적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대머리 노인 곁에 있던 심복 한 명이 물었다.

노인은 차가운 눈으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내가 독을 사용할 줄 안다고 해도 저자는 무려 천품의 약사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임등마저도 저렇게 꼭두각시가 되어 함께 다니는 판인데, 나는 죽임밖에 더 당하겠느냐?!”

“꼭두각시요?!”

심복의 반응에 노인은 차가운 실소를 지었다. 꼭두각시가 아니면 뭐겠는가. 임등과 십여 년을 알고 지낸 그가 그런 것조차 알아채지 못할 리 없었다.

* * *

만독담과 음살전은 높다란 산과 폭포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당염원은 암석 위로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러곤 고개를 돌려 산꼭대기의 한 거대한 나무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설진.”

그러자 설진이 나뭇가지에서 뛰어 내려와 찬합을 들고 다가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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