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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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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화. 교활한 사릉고홍 (1)

591화. 교활한 사릉고홍 (1)

그때 궁전 안에 갑자기 한 줄기 검은 연기가 나타나더니 점차 응집되어 사람의 허상을 이루었다.

“컥.”

무언가를 말하려 하던 허상은 궁전 안의 기이한 상황을 보고 갑자기 목이 턱 막혀 아무런 의미 없는 작은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조용한 궁전 안에서 더없이 또렷하게 울렸다.

검은 허상을 발견한 이완추의 안색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곧 무슨 생각이 난 듯 더욱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그녀는 티 나지 않게 사릉고홍을 힐끔 쳐다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비단 방석이 깔린 의자 위의 사릉고홍은 당염원을 놓아준 후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한쪽 손을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부드러운 머리칼을 꾹 눌러 자신의 가슴에 붙였다. 그렇게 그녀의 홍조 띤 얼굴과 촉촉한 눈동자를 다른 사람이 조금도 훔쳐볼 수 없게 가렸다.

그의 어두운 눈빛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당염원을 향할 때만은 깊고도 부드러웠다. 하지만 흑몽과 이완추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은 이곳 심연보다 더 깊은 곳에서 불어온 것 같은 싸늘한 바람을 품고 있었다.

흑몽은 자신이 이곳에 나타난 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방금 소리를 낸 건 더더욱 잘못이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

다소 낭패에 빠져 있는 이완추와 앞쪽에 서 있는 사릉고홍을 번갈아 바라보던 그는 곧 일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는 이완추에게 당염원을 지키고 있으라고 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이완추를 신뢰했기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이완추 역시 당염원과 같은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전에 당염원을 만난 적이 있으니 더 말이 잘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원하던 대로 된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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