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화. 옥수를 빼앗아 식사하다 (4)
옥수산이 그녀에 의해 반토막이 났고, 광인곡의 미치광이들 역시 환각단으로 처단되었다. 이번에 당염원은 시체들을 재로 만들지 않고 그대로 둔 채 향로만 정리한 뒤 자리를 떠났다.
당염원을 필두로 사람 한 명과 뱀 한 마리는 환각단 향기의 잔류 범위를 벗어났을 때 바깥쪽에 몇 명의 사람이 있는 것이 보였다. 양쪽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맨 앞에 있었다. 노인은 머리가 희고 창백했지만 얼굴은 붉고 생기 있었다. 그는 음험하고 차가운 두 눈으로 걸어오는 당염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곁에서 기어가는 뱀을 보자 두 눈동자가 미세하게 움츠러들었다.
노인의 뒤에는 사내 두 명과 여인 한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깔끔한 겉모습에 보랏빛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광인곡에서의 지위가 낮진 않아 보였다. 이 세 사람 말고도 주변엔 몇 사람이 더 서 있었다.
당염원은 두 눈을 깜빡였다. 눈은 앞의 몇 명을 향해 있었지만, 영식을 통해 주변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과 사냥을 하기 위해 몸을 숨기고 있는 호랑이처럼 숨어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보았다. 그들은 거의 백 명 가까이 되었다.
“자네가 광인곡에 들어선 지 사흘도 되지 않았는데 남은 사람이 천 명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광인곡의 옥수산에까지 손을 대다니, 자네의 광기 어린 행동에 이 노인은 탄복하지 않을 수 없구나!”
노인이 차갑게 소리쳤다. 비록 탄복이라고 말했지만 눈빛에선 비웃음이 느껴졌다.
지금 이 노인이 반어법으로 말하고 있음을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당염원의 행동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암암리에 당염원이 분수를 모르고 미친 짓을 한다며 조롱하고 있었다.
당염원은 의아해하며 눈을 들어 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뭐?”
노인이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
“이렇게만 해도 당신이 날 미친 듯이 존경하게 만들어서 광령을 얻을 수 있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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