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8화. 좋은 장난감이 되어야 해
석화 대야의 말은 그를 쥔 사릉고홍의 손아귀 힘에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 사릉고홍이 말했다.
“살고 싶은가?”
“살, 살고 싶어요. 살고 싶습니다!”
석화 대야의 얼굴은 갑갑함과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는 사릉고홍이 정말로 자신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까 들려온 한마디가 상대가 그의 신분을 알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알고 있는 거야? 대체 난 얼마나 불운한 사람이기에 스스로 그들에게 머리를 갖다 박은 걸까?
아니지!
석화 대야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사릉고홍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마침내 기억해 냈다. 이 사람은 단순히 그를 욕실에 가두어 두고 고통을 준, 그 성질이 고약한 미인인 것만이 아니었다. 그는 필령(筆靈)이 직접 그린 미인이었다!
일단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자 나머지 기억이 썰물처럼 끊임없이 밀려왔다.
석화 대야는 왜 자신이 처음에 사릉고홍의 신분을 알아보지 못했는지 알게 되었다. 일단은 이곳의 풍경이 지나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릉고홍 본인의 자태가 초상화로 볼 때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보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생각을 멈추고 다른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릉고홍은 석화 대야의 변화무쌍한 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릉고홍의 두 눈동자는 분명 그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필 밤의 연못처럼 맑고 고요한 그의 눈동자 안에는 석화 대야의 형상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류선화심(琉仙畫心)과 지도 조각을 내놓거라.”
그가 말했다.
석화 대야는 당염원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릉고홍의 태도를 보며 탄식했다. 그는 어제 당염원을 향한 총애가 가득한 사릉고홍의 눈빛을 보았었다. 하지만 지금 그를 바라보는 사릉고홍의 눈빛은 정말이지 그것과는 지나치게 큰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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