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화. 사릉고홍이 나타나다 (2)
“주모님을 찾지 못하는 날이 하루 늘어나면 마역의 생령들이 도탄에 빠지는 날도 하루만큼 늘어나겠군.”
그때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칙칙한 녹색 옷차림의 설진이 무게가 없는 것처럼 가벼운 몸으로 용의 머리 옆에 매달려 흔들리고 있었다.
“받아 마땅한 벌이지.”
흑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모님이 주인님의 역린임을 알면서도 감히 주모님의 주의를 어지럽혀 주인님의 화를 돋우었으니, 응당 주인님의 분노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늘의 먹구름은 흑룡에게 이끌려 석남산성 바깥까지 날아가며 가느다란 빗줄기를 뿌렸다. 뿌연 가랑비가 내려 땅의 어딘가에 떨어질 때마다 그곳의 생령들은 빠르게 시들어 갔고, 다시 검은 안개로 변해 하늘의 먹구름으로 합류했다. 그래서 하늘에 뜬 먹구름의 범위는 점점 더 넓어져 갔다.
흑룡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곧 석남산성을 빠져나온 흑룡은 산과 숲의 생령들을 몰살시키며 또 다른 마을 위를 지나갔다.
마을 사람들은 일손을 놓고 저 먼 하늘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기이한 먹구름을 바라보았다. 먹구름을 더 잘 보기 위해 하늘로 날아오른 사람도 있었다.
“도망쳐! 얼른 도망쳐!”
허공에 떠 있던 한 사내가 마침내 먹구름이 몰고 온 사건을 똑똑히 목격했다. 이 학살에 간담이 서늘해진 그는 아래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흑룡의 속도는 애초에 이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먹구름의 범위도 지나치게 넓었다.
먹구름이 뿌려 대는 가랑비가 온 마을을 흐릿한 안개로 뒤덮었다.
원아, 나의 염원…….
빗물을 몸에 맞은 마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절색의 용모를 가진 한 여인의 모습과 사내의 깨끗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떠올랐다.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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