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화. 너를 괴롭히지 못한다면 내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 (2)
사릉고홍이 당염원을 안은 채 자신들이 머무는 풍하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경기를 관람하면서 간식도 먹지 않았잖소. 지금쯤이면 배가 고프겠구려.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선 원이를 위해 간식을 만들어 주는 게 나을 듯 싶은데, 어떠오?”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당염원은 이미 입술을 핥고 있었다. 하지만 곧 식탐의 유혹을 억누르고 고개를 든 다음 미간을 가볍게 찡그렸다. 그리고 사릉고홍의 얼굴에서 유독 빛나고 있는 핏자국을 바라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홍은 다쳤잖아요!”
다친 사람이 밥을 하러 가려 하다니?
당염원은 불만스러웠다.
그녀는 사릉고홍이 만든 음식을 정말로 좋아했다. 특히 사릉고홍이 만든 야식, 그 섬세한 떡과 죽을 생각하면 절로 군침이 돌았다. 하지만 사릉고홍이 다쳤다는 사실은 잊지 않았다.
아까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치료해 달라고 하더니, 자신이 부상자라는 사실을 벌써 잊었단 말이야?
사릉고홍은 당염원의 눈동자 속에 담긴 불만과 걱정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 불만이 자신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더욱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물빛 입술이 그리는 호가 더욱 선명해졌다. 사릉고홍이 당염원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맞소.”
따스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에 당염원의 작은 불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때 사릉고홍이 눈을 내리깔고 당염원의 품에 안긴 녹녹을 쳐다보았다. 당염원의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녹녹의 오동통한 뱃살을 주무르고 있었다.
녹녹은 몹시 예리하게 사릉고홍의 시선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물기가 가득한 커다란 녹색 눈으로 사릉고홍을 쳐다보았다.
흥, 저 악독한 눈빛을 보니 녹녹이 주인의 품에서 떠나길 바라는 모양이로군? 하지만 녹녹은 주인의 품에 안겨 있는 게 좋은걸?
녹녹은 이렇게 주인의 품에 안긴 것도 오랜만이고, 주인과 노는 것도 오랜만이란 말이야!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