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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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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화. 너를 괴롭히지 못한다면 내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 (2)

453화. 너를 괴롭히지 못한다면 내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 (2)

사릉고홍이 당염원을 안은 채 자신들이 머무는 풍하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경기를 관람하면서 간식도 먹지 않았잖소. 지금쯤이면 배가 고프겠구려.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선 원이를 위해 간식을 만들어 주는 게 나을 듯 싶은데, 어떠오?”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당염원은 이미 입술을 핥고 있었다. 하지만 곧 식탐의 유혹을 억누르고 고개를 든 다음 미간을 가볍게 찡그렸다. 그리고 사릉고홍의 얼굴에서 유독 빛나고 있는 핏자국을 바라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홍은 다쳤잖아요!”

다친 사람이 밥을 하러 가려 하다니?

당염원은 불만스러웠다.

그녀는 사릉고홍이 만든 음식을 정말로 좋아했다. 특히 사릉고홍이 만든 야식, 그 섬세한 떡과 죽을 생각하면 절로 군침이 돌았다. 하지만 사릉고홍이 다쳤다는 사실은 잊지 않았다.

아까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치료해 달라고 하더니, 자신이 부상자라는 사실을 벌써 잊었단 말이야?

사릉고홍은 당염원의 눈동자 속에 담긴 불만과 걱정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 불만이 자신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더욱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물빛 입술이 그리는 호가 더욱 선명해졌다. 사릉고홍이 당염원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맞소.”

따스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에 당염원의 작은 불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때 사릉고홍이 눈을 내리깔고 당염원의 품에 안긴 녹녹을 쳐다보았다. 당염원의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녹녹의 오동통한 뱃살을 주무르고 있었다.

녹녹은 몹시 예리하게 사릉고홍의 시선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물기가 가득한 커다란 녹색 눈으로 사릉고홍을 쳐다보았다.

흥, 저 악독한 눈빛을 보니 녹녹이 주인의 품에서 떠나길 바라는 모양이로군? 하지만 녹녹은 주인의 품에 안겨 있는 게 좋은걸?

녹녹은 이렇게 주인의 품에 안긴 것도 오랜만이고, 주인과 노는 것도 오랜만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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