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화. 중수를 청하다 (2)
당염원은 고개를 들어 자상한 얼굴을 한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당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녹녹이 말해 줄 필요도 없이, 이곳에 왔을 때부터 그녀는 이미 공기 속에 가득 찬 짙은 약 기운으로부터 어느 지역의 영약이 가장 좋은지 알 수 있었다.
당염원이 미소 짓는 것을 본 원세항은 더없이 기뻤다. 이제 당염원도 어느 정도 자신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는 연거푸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원하는 것이 생기면 이 외증조부에게 직접 말하거라. 그게 무엇이든 다 줄 테니.”
“…….”
원제민은 이를 말리려고 입을 뗐지만, 원세항이 워낙 빨리 말한 탓에 막으려 해도 그러기 어려웠다. 결국 그는 기뻐하는 원세항과 역시 마찬가지로 기쁨의 웃음을 짓는 당염원을 난처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마음속으로 탄식했다.
세항 형님, 이 외증손녀는 온갖 보물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들은 절대로 단순한 것이 아닐 거예요. 이번에 정말 재산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잃으면 오히려 다행이지, 재산을 잃으면서도 원하는 걸 구해 내지 못하면 어떡하려고요!
그러나 원세항이 이런 것을 알 리 없었다.
이때 남작차가 모두 우러나자, 원속생은 직접 사람들에게 차를 따라 주고 원세항에게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은 후배도 생기고 심지어 고손자까지 생기다니, 아주 좋겠어.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야.”
원속생은 고개를 돌려 당염원의 세 식구를 한 명 한 명 쳐다보며 말했다. 그는 다소 엄숙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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