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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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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화. 고홍의 질투 (2)

101화. 고홍의 질투 (2)

잠시 후 주묘랑과 수람이 아직 정신이 몽롱해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당염원을 찾아왔다. 주묘랑이 뜨거운 물에 담가서 데운 따뜻한 수건을 조용히 사릉고홍에게 건네주었다.

사릉고홍은 수건을 건네받고 손으로 가만히 온도를 확인한 후 당염원의 얼굴을 부드럽게 닦아 주기 시작했다.

“으음.”

당염원은 웅얼거리며 눈을 반쯤 뜨고는 얼굴을 닦아 주는 사릉고홍의 손길에 따라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움직였다. 그 모습에 사릉고홍과 옆에 서 있던 주묘랑, 수람까지 웃음이 터질 뻔했다.

수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음을 참으며 떡과 차, 과일주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뒤이어 전창전과 이경 두 사람이 밖에서 돌아왔다. 그 뒤에 상자를 든 몇 사람이 따라오고 있었다. 그들은 주묘랑의 인솔하에 상자를 제자리에 두고 나서 이내 소리 없이 자리를 떠났다.

엽씨 자매 역시 밖에서 돌아오면서 식자재와 약초를 사 왔는데, 이것들은 모두 당염원의 식사를 위한 것이었다.

드디어 모두가 다 모였다. 당염원은 사릉고홍의 품에서 유유히 깨어나 그의 가슴에 기대어 모든 사람들과 짐승들을 앞에 서게 했다.

모두가 군말 없이 당염원의 말을 따랐다. 백려는 엽목향의 어깨에서 뛰어 내려와 당염원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군침을 흘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백려의 앞에 맛좋은 고깃덩어리가 있는 줄 알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백려에게는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고깃덩어리보다 훨씬 더 소중했다.

만약 백려가 지금 그녀를 고깃덩어리와 비교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 백려에게는 두 번 다시 단약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뱀 괴물은 쉬잇거리며 경멸하듯 백려를 보았다.

[이 뱀왕의 주인님이지, 네 주인이 아니야. 그런데 이렇게 주인도 아닌 사람에게 단약을 구하다니, 정말 네 조상의 체면을 깎는군!]

“끼익 끼이익!”

백려가 좁고 긴 눈으로 뱀을 훑어보았다. 그 말에도 백려는 조금도 당황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할 가치가 없군’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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