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5화. 분노한 선평후
선평후는 장도를 마부에게 던져주고는 바퀴 의자를 밀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신양 공주가 잠들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곧장 방으로 향했다.
신양 공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침대맡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바퀴 의자가 문턱을 넘을 수가 없어 선평후는 잠깐 고민을 했다. 그리고 일어서서 바퀴 의자를 들고 방안으로 옮긴 다음 다시 앉았다.
그가 침상으로 다가가자, 신양 공주가 몸을 돌리며 그를 등지고 앉았다.
소통을 거절하겠다는 뜻이었다.
선평후는 그녀의 증상을 떠올리며 감히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창문이 다 열린 것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진풍만…….”
“묻지 마세요.”
신양 공주가 작은 소리로 답했다.
어쩔 수 없이 선평후는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
“그래. 묻지 않겠소. 그저 이 말을 해주고 싶었소. 당신은 나 소극의 아내요. 그러니 아무도 당신을 괴롭혀서는 안 되오.”
말을 마친 선평후는 바퀴 의자를 밀면서 나가려 했다.
그런데 바퀴 의자를 조종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한참을 밀어도 방향을 틀지 못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으로 바퀴 의자를 들고 돌아섰다.
그리고 바퀴 의자를 내려놓자마자 신양 공주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난 공주거든요.”
선평후가 눈살을 찌푸리고는 그녀가 또 불편해할까 봐 오래 머물지 않고 나갔다.
그런데 선평후는 자신이 나간 후 곧바로 노양왕비가 찾아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노양왕비는 처음으로 신양 공주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나이가 많은 데다 몸도 많이 약해진 노양왕비는 거동이 불편했지만 걸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바퀴 의자에 앉아서 지냈다.
방 안은 창문이 꽉 닫혀 있어 어두컴컴했고, 방 안에는 신양 공주와 노양왕비 둘뿐이었다.
신양 공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침상에 앉아 다리에 이불을 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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