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화. 협업
장 태후는 상소서를 읽고 화가 났다. 아랫사람 중 누군가가 더러운 짓을 해서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그녀가 늘 현명한 사람을 쓰는 것은 아니었으나 후궁과 조정을 수십 년간 휩쓸고 다니며 굳건히 믿는 진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능력주의자인 태후는 장점만 보고 그 사람을 중용했고, 단점은 최대한 용서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부하가 제멋대로 구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든 도를 넘으면 안 되는 법이었다. 살인하는 흉내는 낼 수 있어도 정말로 살인을 저질러서는 안 되고, 백성들을 착취하면서 사리사욕을 도모해서도 안 되었다.
도를 넘으면 태후는 절대 감싸지 않았다.
“백만 냥의 구재(救災) 은자 중에서 구십 오만 냥을 탐하다니! 널 죽이고야 말겠다!”
장 태후는 상소서를 왼쪽 무더기 위로 던졌다. 이쪽은 황제에게 올려도 되는 상소서였다. 황제의 눈에 띄면 모래알 하나 용납하지 않으니 이 일은 엄격하게 처리할 것이다.
“할머니?”
동글동글한 머리 하나가 입구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굳이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장 태후는 덤덤하게 답했다.
“왜?”
“날도 어두워졌는데 저 갈게요. 일찍 주무셔요.”
말을 마친 고교는 천천히 장 태후의 방문을 닫았다.
“기다려.”
장 태후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네?”
고교는 다시 문을 열고 눈알을 돌리더니 눈을 깜빡이며 문턱 너머 장 태후를 바라보았다.
장 태후는 상소서를 내려놓으며 느긋하게 말했다.
“조금 전에 한 말, 약속 지킬 거야?”
“무슨 말이요?”
장 태후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말했다.
“그거…… 다섯 알 그거.”
고교가 손을 내밀어 자신의 다섯 손가락을 내려다보고 또 장 태후를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럼요! 그런데 고모할머니가 싫다면서요?”
장 태후는 속으로 화를 내면서 상소서를 내던지는 상상을 했다. 성공한 태후가 되어 어찌 밀전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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