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화. 수락석출(水落石出) (2)
“왕비, 이런 일은 소인들에게 맡기시지요. 어째서 친히 오셨습니까?”
한 궁녀가 물었다.
“좋은 꿀을 다 버렸다. 봉장을 불러오거라.”
“네.”
궁녀가 답을 하고는 벌 정원으로 들어가 당직하고 있는 봉장을 불러왔다.
봉장은 공손하게 영왕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소인 영왕비께 인사 올립니다.”
“오늘은 어떤 꿀을 채집했느냐?”
“네, 왕비. 대추꽃 꿀과 자괴(刺槐, 아카시아) 꿀을 채집했습니다. 그리고 백화 꿀도 반 통 정도 있습니다.”
“맛을 보고 싶구나.”
영왕비가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
“네!”
봉장이 세 가지 꿀을 작은 잔에 따라 주자, 영왕비는 수저로 하나하나 맛본 후 물었다.
“대추꽃 꿀은 더 있느냐?”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봉장이 공경하게 물었다.
“두 단지.”
봉장은 영왕비에게 꿀 두 단지를 건네었다. 영왕비는 옆에 서 있던 환관에게 단지를 받으라고 한 후, 일행과 같이 화원에서 꽃을 골랐다.
영왕비가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며 고교가 걸어 나와 봉장에게 말을 걸었다.
“이곳에서 장신구를 하나 주었는데 영왕비의 것이 아닌가요?”
“아이고.”
봉장은 다급하게 장신구를 들고 영왕비를 쫓아갔다.
고교는 봉장이 영왕비에게 장신구를 건넬 때,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영왕비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유심히 보았으나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아가씨, 영왕비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봉장이 장신구를 고교에게 돌려주었다.
고교는 후비나 궁녀의 차림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인수궁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봉장도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그럼 이곳에 다른 누군가가 온 적이 있나요?”
고교가 장신구를 돌려받으며 물었다.
“이곳은 꿀벌이 많아 벌에 쏘일까 봐 사람들이 잘 오지 않습니다.”
봉장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선락거의 화괴가 날 가지고 장난하는 건가?
고교는 머릿속으로 다시 ‘황궁, 서남쪽’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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