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병증 (3)
도순흠은 역시 약속대로 왔다. 임 삼노야가 빙빙 돌려서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묻는데도 그는 언제 돌아간다는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딴소리만 했다.
임근용은 도씨와 함께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공 마마가 또 화로 앞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약을 달이고 있었다. 그녀는 임 삼노야의 약탕기를 마치 어린아이 모시듯 정성스럽고 섬세하게 보살피고 있었다.
뭔가 이상할 때에는 분명 꿍꿍이속이 있게 마련이다. 전생의 임 삼노야는 임근용이 죽을 때까지 이 세상에 해를 끼치기만 한 사람이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임근용은 복도에 한참 서 있다가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여지에게 분부했다.
“주방에 가서 오늘 저녁에 어젯밤에 먹은 대추오계탕이랑 비슷한 걸 끓이라고 전해.”
그리고 혼자 공 마마에게 다가가 옆에 쪼그리고 앉아 부채를 뺏었다.
“마마, 효도하는 셈 치고 내가 할게.”
공 마마는 펄쩍 뛰며 임근용의 손에서 부채를 뺏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하인들이 해야 할 일이에요.”
임근용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마마, 그런 말이 어딨어. 부모님의 약을 살피는 건 마땅히 자식들이 해야 할 효도 중에 하나야. 그럼 안 건드릴 테니까 가르쳐 줘. 이거 무슨 약이야? 마마는 뭔지 알지?”
공 마마는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으로 다시 임 삼노야의 약탕기를 휘저었다.
“노비가 이런 약을 어찌 알겠어요. 철괴가 처방전을 가지고 임창 대인 댁에 가서 찾아 온 거예요.”
공 마마가 임근용의 손을 꼭 잡고 젓가락을 누르며 침착하게 말했다.
“착한 아가씨, 성가시게 하지 마시고 심심하시면 피풍을 걸치고 철 마마랑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시는 게 어때요? 지금 날씨가 딱 좋아서 밭에 가면 아주 재미있을 거예요. 곡식 알갱이들을 주워다 참새한테 먹여도 되고요.”
임근용은 물러서지 않고 공 마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한 마디씩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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