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부인
얼마 후 식사를 마친 임근용이 여지의 시중을 받으며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데 여지가 말했다.
“아가씨, 이소야께서 그 닭구이는 주방장이 제일 잘하는 요리라고 말씀하시고 식탁에 앉자마자 아가씨한테 집어 주셨잖아요. 그리고 또 한 번 집어 주신 걸 보면 이소야께서 그걸 좋아하시는 거 아니겠어요. 근데 아가씨는 왜 한 번도 안 집어 주셨어요?”
임근용이 말했다.
“다음엔 집어 줄게.”
“아가씨 꼭 기억해 두세요. 내일 노비가 이소야께서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시는지 알아볼게요.”
여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것도 있는 법이라고 임근용이 육선의 미래를 위해 갈 곳을 마련하니 바로 이 홍매화가 보답으로 돌아왔다. 육함은 자발적으로 닭구이를 그녀에게 놓아 주며 임근용이 양고기를 좋아하는 걸 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임근용이 원하는 건 절대로 그 죽순조림이나 닭구이 따위에 그치지 않았다. 됐어, 천천히 하면 되지. 현재 임근용은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었다.
* * *
육함은 혼인 후 4일째 되는 날부터 매일 오경(*五更: 새벽3~5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바로 청설각으로 가서 공부했다. 점심때도 돌아오지 않고 거기서 하인이 가져다주는 밥을 먹었다. 그는 저녁 때가 되어서야 돌아와 임근용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임옥진에게 가서 안부 인사를 드렸다. 육 노부인의 건강이 괜찮은 날엔 영경거에도 가서 문안을 드렸다.
그가 아침에 집을 나서면 임근용은 먼저 임옥진에게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육운과 함께 여홍(女红)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거기서 임옥진, 육운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 임옥진이 낮잠을 잘 시간이 되면 그때부터는 임근용의 자유 시간이었다. 그녀는 자기 집으로 돌아와 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계 마마와 시녀들을 시켜 혼수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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