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청주(清州)
그 이후로 임 삼노야는 더 이상 오상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도씨는 냉정해졌고 임근용도 더는 그에게 애써 잘해 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전처럼 사람을 시켜 오상의 의식주에 필요한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기만 했다. 필요한 것에는 최선을 다했고 쓸데없는 것은 강요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하인들도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그들도 익숙해져 신경 쓰지 않았고 오상은 자유로워졌다며 오히려 더 좋아했다. 그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청주에 도착했다.
저 멀리 청주의 성벽이 보이자 몇 년 동안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던 도씨는 감격해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임신지는 창가에 달라붙어 흥분하며 소리쳤다.
“여기가 외숙부하고 큰 사촌 형님 집이에요?”
“그래.”
도씨는 그의 몸에 걸친 피풍을 단단히 여미고 작은 얼굴을 애틋하게 쓰다듬었다.
“외숙부께서 너한테 잘해 주신 걸 잊어버리면 안 돼. 앞으로도 외숙부하고 외숙모를 자주 보러 와야 한다.”
임신지가 철이 든 것처럼 말했다.
“또 셋째 누나와 큰 사촌 형님도 있잖아요.”
도씨가 자랑스러워하며 고개를 돌리고 임근용을 보며 웃었다.
“우리 일곱째가 벌써 이렇게 철이 들었어.”
이때 오상이 말을 타고 달려와 몸을 굽혀 임신지를 찾더니 물었다.
“신지야, 말 타고 싶지 않아? 형이랑 같이 앞으로 가 보자. 사촌 형님이 벌써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임신지는 말을 타고 싶어서 도씨의 안색을 살폈다. 도씨는 부드럽게 웃으며 오상의 말을 거절했다.
“아니야, 어젯밤에 찬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신지가 감기 기운이 좀 있어. 또 찬바람을 쐬면 안 좋을 거야. 신지야, 오 둘째 형님한테 감사 인사해야지?”
까맣게 반짝이던 임신지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시들시들한 말투로 감사 인사를 했다.
“오상 형님 고마워요. 먼저 가요. 우리는 뒤에서 천천히 따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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