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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화. 소똥

207화. 소똥

삼노부인의 표정이 난처하자, 노부인은 기분이 통쾌했다. 노부인은 찻잔을 쥐고 웃으며 말했다.

“청운이가 철이 들고 착해서, 내가 할머니지만 감탄할 때가 많다. 그래서 어렵게 도리에 대해서 가르치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오해일 줄은 몰랐지 뭔가. 정말이지 젊은이들이 더 낫다는 말이 맞아.”

노부인의 말에 안남후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셋째 아가씨가 주최한 연회가 정말 멋졌습니다. 안정후부에서 딸들을 참 잘 가르치셨어요.”

다만 초북에게 시집을 보내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소똥 위에 핀 꽃이었다. 즉 초북의 진남후부 첩실 소생 서자라는 신분과 청운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초북의 몸속에 있는 독은 태의원의 태의들이 돌아가며 여섯 해를 보았는데도 치료하지 못했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비명횡사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도 청운은 시집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연회를 잘 준비하다니, 매우 긍정적인 성격이었다.

안정후부가 딸을 잘 가르쳤다는 칭찬을 안남후 부인이 하자, 노부인의 얼굴이 별안간 붉어졌다.

* * *

청운은 노부인이 떠난 후, 영설원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청운은 화원을 구경하며 걷다가, 지치면 그네 위에 앉아서 몸을 흔들었다. 청앵이 그네를 밀려고 했지만, 청운은 그저 조용하게 앉아있는 편이 더 좋았다.

얼마나 지났을지 모르지만, 청운의 눈이 갑자기 반짝였다.

청운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돌렸다.

멀지 않은 곳, 영설원의 담 위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사내는 검을 가지고 산꼭대기에 서있는 것처럼 꼿꼿이 서있었다. 사내가 화려한 금포를 입고, 그렇게 서있으니 온 세상을 압도할 기세였다.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초북이었다.

청운이 초북을 보았고, 초북도 청운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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