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불가사의한 가면남 (3)
남궁묵은 쌍절곤을 휘두르듯 장검을 사방으로 돌리며 채찍을 향해 돌진했다. 살수인 그녀는 평소 용왕매진(*勇往邁進: 거리낌 없이 용감하고 씩씩하게 나아감)하는 무술 동작을 좋아했다. 남자는 무공이 아주 뛰어났지만 그녀 역시 싸울 힘이 없는 건 아니라 물러서지 않았다.
고수를 만났을 때는 자신감이 중요했다.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든, 처음부터 겁먹고 위축되면 영원히 이길 수 없었다.
텅 빈 거리에서 두 사람이 합을 겨뤘다. 둘 다 얼마나 민첩한지, 순식간에 백여 합을 넘어섰다. 그러던 중 남궁묵의 오른쪽 팔뚝에 채찍이 스쳤고, 남자의 오른쪽 어깨가 장검에 베였다.
남자는 고개를 숙여 어깨에 생긴 상처를 쳐다봤다. 심각한 건 아니고, 그저 가벼운 찰과상이었다. 하지만 여인의 몸으로 이 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니. 그는 남궁묵에게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재미있구나. 한운(閑雲)검법이라. 현가와 무슨 사이지?”
남궁묵은 검을 쥔 채 차갑게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가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 다시 말했다.
“네 무공이 현가보다 훨씬 뛰어나구나. 보아하니 그와 동문수학한 동생 같은데, 사실 이 몸도 현가의 스승이 누군지 모른다.”
남궁묵은 차갑게 그를 보며 여유롭게 말을 꺼냈다.
“저와 현가의 사이를 아시는 걸 보니 현가가 무공보다 더 뛰어난 것이 무엇인지도 아시겠군요?”
남자가 미심쩍은 목소리로 물었다.
“응? 우리 묵아가 말하는 것이 의술인가?”
“자고로 의술과 독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현가와는 반대로…….”
사실 사형의 독술(毒術)은 형편없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대단한 건 무력이 아니었다. 아무리 무력이 대단한들 기껏해야 한 번에 수십에서 백 명이나 겨우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형이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을 한다면, 순식간에 목숨 수천만을 앗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독을 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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