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화. 결말 (1)
어느새 나타난 맹맹이 고약운의 어깨 위에 올라서더니 두 손으로 제 허리를 짚었다. 그러고는 자색 옷을 입은 사내를 향해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부었다.
“맹맹, 너 살아있었어?”
맹맹이 나타나자 고약운의 눈에 희색이 퍼졌다. 그러다 사내가 떨어뜨린 장검을 본 그녀가 의아해했다.
“자사, 지금 뭐 하는 거야?”
사내는 고약운의 어깨에 올라선 작은 영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무심코 말을 내뱉었다.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왜 여기에 있냐고?”
고약운은 이맛살을 찡그리며 혼자 생각에 잠겼다. 분노로 이성을 잃었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드디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챘다.
‘자사는 날 해칠 리 없고, 게다가…….’
명부에 갔을 적에 맹맹이 환상에 빠진 자신을 구해 준 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맹맹은 환각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환각?’
문득 정신을 차린 고약운은 천북야가 자신에게 당부했던 말을 떠올렸다.
‘모든 걸 다 눈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려 들지 마.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진짜일 순 없어!’
고약운은 마침내 슬픔에서 벗어나 맹맹을 꼭 끌어안고서 날카롭게 소리쳤다.
“천성, 당장 나와!”
포효 가까운 소리에 그녀 눈앞에 있던 광경은 꼭 거울이 깨지는 것처럼 산산조각이 났으며, 주변 광경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고약운은 품에 안긴 맹맹을 통해 일말의 안정을 찾았다.
“고약운!”
문득 초조함이 깃든 목소리가 시공을 뚫고서 고약운의 귀에 전해졌다.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익숙한 목소리라 그녀의 몸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떨려왔다.
눈을 뜨는 순간 고약운의 시야에 들어온 건 걱정하는 천북야의 얼굴이었다.
천북야는 근심 어린 빛이 가득한 두 눈을 한 채, 두 팔에 힘을 줘 여인을 품에 안았다.
“운아, 드디어 깨어났구나.”
고약운은 잠시 멍한 얼굴로 천북야를 바라보다가 불안한 마음에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북야,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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