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화. 3년 (2)
쿠우우웅!
이때 갑자기 입구를 가로막은 암석들이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밖에서 누군가가 힘을 주어 암석을 부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고약운은 흔들리고 있는 암석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곧 뭔가 알아챈 그녀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하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속에서 솟구치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바로 이때 입구를 가로막은 돌무더기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며 붉은 인영 하나하 돌연 나타났다.
붉은 옷을 입은 은발 사내는 지옥에서 온 마신(魔神)이라도 되는 듯 서늘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곧 고약운에게로 시선을 옮기더니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었다. 그의 여인은 별 탈 없이 무사했다.
곧이어 천북야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내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 사내는 천북야가 나타나자 안색이 돌변하더니 섬뜩한 눈빛을 드러냈다.
“여기는 어떻게 찾았느냐?”
천북야가 싸늘하게 웃었다.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감히 내 여인을 납치하다니. 이 빚을 어떻게 청산하면 될까?”
사내는 차가운 시선으로 천북야를 노려보았다. 이럴 때 자신의 일을 망치는 사람이 천북야일 줄이야.
“북야!”
고약운은 재빨리 천북야에게로 뛰어가 그의 품에 안겼다.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걱정했는데,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으니 됐어.”
고약운이 가짜 천북야를 따라다닌 이유 중 하나는 이 사내를 이용해 좌상진을 찾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진짜 천북야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었다. 진짜 천북야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는 가짜 천북야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천북야는 자신의 품에 안긴 여인을 꼭 끌어안고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봤다.
“운이 넌 정신을 잃자마자 땅속으로 떨어졌고, 난 혼자 그 설원에 남아있었어. 널 찾아 온갖 곳을 헤매다가 여기서 겨우 찾아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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