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화. 군왕부 (3)
소림이 보기에 고약운은 그저 권세 있는 사람에게 빌붙으려고 하는 여인일 뿐이었다. 이 여인이 무슨 수로 상진 오라버니를 꾀어내 군왕부에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행동에는 반드시 무슨 목적이 있을 것 같았다.
그 목적이야 뻔할 것이다.
소림 자신의 아버지는 천월제국에서 둘째가는 강자로 그 지위와 권세가 높았다. 얼마나 많은 여인이 그런 그를 노리고 이 군왕부에 들어오기 위해 애를 쓰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군왕부는 좌상진의 배후에 있는 세력보다 실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사실 좌상진의 배후에 대해 소림도 잘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군왕부가 이미 이렇게 강대하니 군왕부를 초월할 수 있는 건 천월제국의 황족과 나머지 두 일류세력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내가 당신의 목적을 모를 거라 생각해요? 당신은 상진 오라버니를 꼬여낸 걸로도 부족해, 우리 아버지까지 넘보고 있잖아요! 어쩌면 우리 아버지야말로 당신의 진짜 목적일지도 모르죠.
상진 오라버니의 배후에 있는 세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오라버니는 그저 그곳의 소주일 뿐, 현무전의 진정한 주인은 상진 오라버니의 스승님이니까!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군왕부의 권력자이니, 당신이 상진 오라버니에게 접근한 건 어쩌면 오라버니를 이용하여 군왕인 우리 아버지를 유혹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죠. 아닌가요?”
소림은 생각하면 할수록 이럴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처음부터 아버지가 고약운을 자신의 옆방에 머물게 하려 했던 것도 다 이 여인의 유혹에 넘어갔기 때문은 아닐까?
아쉽게도 상진 오라버니는 이 여인의 계략에 넘어가고 말았다.
“할 말 다 했어요?”
담담한 눈빛으로 소림을 바라보던 고약운의 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만약 소림이 그저 좌상진 때문에 자신을 적대시했다면, 고약운은 그런 모욕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소림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고약운을 도발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계속 참아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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