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화. 좌상진을 다시 만나다 (2)
고약운은 좌상진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4황자, 거듭 나를 도와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그래도 어떤 일은 분명하게 말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난 생소 오라버니의 동생이긴 하나, 당신이 오라버니를 생각해서 계속 날 돕는 건 바라지 않아요. 우리 두 남매는 이미 당신에게 많은 빚을 졌어요.”
좌상진은 오로지 고생소를 위해 제일성을 찾았으며, 제일성에서 이 지명계까지 왔다. 이런 마음에 감동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감동 받는다고 해도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이런 일에서는 오라버니의 의사가 제일 중요했다. 고약운이 보기에 생소 오라버니는 좌상진에게 아무 감정도 없어 보였다. 그러니 고약운 자신이 좌상진을 도와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고약운은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난 천 리 밖에 있다 해도 기꺼이 나서서 당신을 도우러 올 거예요.
하지만 오라버니와의 관계를 도울 수는 없어요. 4황자, 얼른 내 오라버니를 포기해줬으면 해요. 오라버니가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찌 내가 당신 마음을 보고만 있겠어요?”
좌상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조금씩 옅어지더니,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고통 어린 빛이 눈동자를 스치고 지나갔다.
고약운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
하기야 이렇게 영특한 여인이 어찌 좌상진 자신이 가진 고생소를 향한 마음을 모르겠는가.
그래도 좌상진은 이를 쉬이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고약운, 나랑 생소는 생사를 같이한 벗이야. 그러니 내가 너희 남매를 도우는 건 당연한 일이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연모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너도 참, 생각이 많나보네.
방금 전 내가 네 말을 인정한 건, 그저 소림을 떼어놓기 위해서였어. 그 애가 마음을 접어야 나도 좀 편해질 테니까.”
그러자 고약운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
“정말로 그게 다입니까?”
“그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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