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화. 아는 사람을 만나다 (1)
오미아가 기대에 가득 차 있을 때, 천북야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종이 멸문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라.”
그러자 오미아는 흠칫하면서 웃음을 거둔 채,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사내의 새빨간 두 눈을 보는 순간, 오미아는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졌다.
‘내 매혹지술에 넘어오지 않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아무리 강한 사내라도 미종 제자의 매혹지술을 이겨내는 자는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은발 사내의 눈빛에서는 아무런 정욕도 보이지 않았으며, 눈에 들어오는 거라곤 피에 굶주린 것 같은 살기뿐이었다.
오미아는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설마 미종의 매혹지술을 이겨낸 사람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미아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가녀린 몸을 비틀거리다가, 힘없이 천북야 쪽으로 넘어졌다.
오미아가 이 두 사람이 제일성에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여긴 이유는, 고약운의 손에 있는 영패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의 신분을 한눈에 알아채어, 마음 놓고 천북야를 유혹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지금까지 오미아는 늘 이런 식으로 사내를 유혹해 왔으며,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오미아뿐만 아니라, 속세에서 넘어온 사내들이라면 누구나 다 미종 제자들이 쓴 매혹지술에 넘어가, 제자들이 취양보음(取阳补阴)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됐다.
오미아는 자신의 매혹지술에 넘어오지 않은 사내가 있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만일 이 사실이 퍼져나가기라도 한다면, 무슨 체면으로 미종에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종주는 자신을 종문에서 쫓아낼 것이고, 오미아 자신은 곧 제일성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게 분명했다.
오미아의 몸이 천북야에게 닿으려는 순간, 굉음과 더불어 천북야의 몸에서 살벌한 기운이 터져 나와 강한 폭풍으로 변해 주위를 휩쓸었다.
그러자 오미아는 가벼운 종잇조각처럼 저만치 날아가버렸다.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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