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화. 또다시 무제 고급을 돌파하다
풍락촌 밖에서 고약운은 걸음을 멈췄다. 그러곤 풍락촌이라고 적혀 있는 나무로 된 표지가 땅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안색을 굳혔다.
‘내가 떠난 지 고작해야 며칠밖에 안 됐는데, 그새 무슨 일이 생긴 거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그 평온하고 안락했던 풍락촌이 지금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마을 전체가 활기를 잃었다.
고약운은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이를 갈았다.
차가운 땅 위엔 수많은 익숙한 얼굴들이 피범벅 된 채로 누워있었고,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람들은 고약운을 따뜻하게 대해 줬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들의 선량하고 다정한 미소를 볼 수 없게 됐다.
‘내가 떠난 이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체 누가 이들을 이렇게 가차 없이 죽인 거지?’
고약운은 예상치 못한 광경과 마주하고는 몸을 덜덜 떨며 걸음을 옮겼다. 떨리는 입술을 감쳐물고 주변을 살피던 그녀는 문득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소우…….”
피범벅이 된 사람들 사이에 소우가 누워있었다. 그러나 그 작은 얼굴에선 더 이상 천진난만한 웃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약운은 빛을 잃은 두 눈 위에 손을 얹어 소우의 눈을 감겨주었다.
피 냄새와 흙냄새가 어지러이 뒤섞여 콧속으로 들어오자, 고약운은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머릿속에서 소우가 했던 말들이 다시금 울려 퍼졌다.
‘언니, 그거 알아요? 내 꿈은 아주 훌륭한 의원이 돼 많은 사람을 치료해 주는 거예요! 할 수만 있다면 황천길에 오른 사람도 다시 이 세상으로 데려올 정도로 뛰어난 의원이 되고 싶어요.’
‘또다시 우리 마을에 올 거예요?’
‘정말요? 그럼 우리 깍지 걸고 약속해요. 약속을 어기면 안 돼요!’
고약운은 천천히 눈을 감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자신을 살려준 진호, 소우의 웃는 모습, 화 아주머니, 상냥하고 다정한 마을 사람들…….
다시 눈을 뜬 고약운이 느릿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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