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무자저급
“좋습니다, 하하.”
여로는 화가 난 듯했지만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러나 웃는 얼굴과는 달리 분노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소저가 어떻게 청룡국에 발도 못 붙이게 할지 지켜보지요!”
“뭐? ‘잡수시오’ 할 때는 안 먹다가, ‘처먹어라’ 할 때 먹겠다는 거야? 영감,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들어?”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일렀다.
“여봐라! 얼른 저 늙은이를 잡아서 귀비마마 앞에 무릎 꿇게 해라.”
그러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로의 모습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능옥 앞에 나타났다.
능옥이 어떤 반응을 하기도 전의 여로가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세게 밀쳤다. 그러자 거센 바람이 일어나더니 능옥이 훌쩍 날아올라 바닥에 떨어졌다.
곧이어 살기를 내뿜는 여로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썩 꺼지지 못할까!”
소매를 떨치는 여로의 얼굴은 몹시 냉랭해 보였다.
“크헙!”
능옥은 두 번 정도 피를 토하곤,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속으로 이를 갈며 말했다.
“난 죽지 않아. 기다려,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이 말을 마치고 그녀는 황급히 일어나 풀이 죽은 채 도망쳤다.
* * *
한 달 후.
방안에 흘러드는 따듯한 햇살과 봄바람이 고약운의 수려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잠이 들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때 실처럼 가느다란 머리칼이 고약운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한편, 상고신탑에선 자색 옷을 입은 자사가 두 손으로 뒷짐을 지고 미소를 지으며, 자신 앞에 나타난 고약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곧 입꼬리를 올려 씩 웃었다.
“여긴 상고신탑 2층이다. 이곳에서 무자를 돌파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상고신탑 2층에서 무엇이 주어질지 모르지만, 아마 1층의 단방보다 더 귀한 것일 듯했다.
이내 고약운이 눈을 살짝 크게 뜨고 말했다.
“이건, 영기를 모으는 단방(*丹方: 단약을 제조하는 기술)?”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