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남궁월의 비극 (1)
순간 야유의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무서운 맹수를 보기라도 한 듯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눈앞의 사내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너무 놀라 하마터면 심장이 멈출 뻔했다. 끝없는 공포가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워나갔다.
핏빛 눈동자의 사내에게선 피비린내가 나는 것만 같았다. 그저 한 번 눈을 마주쳤을 뿐인데, 야유는 그 순간 바로 지옥에 처박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피를 손에 묻혀야만 저 정도로 냉정하고 잔혹한 눈빛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그야말로 지독하게 피를 갈구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저…… 저건…….”
야유는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겁에 질린 채 몸을 덜덜 떨었다.
“북야?”
고약운은 눈을 뜬 천북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순간 심장 전체가 따뜻하게 물들었다. 차가웠던 그녀의 눈동자엔 흥분한 기색이 가득했다.
“북야, 드디어 깨어난 거야?”
천북야는 고약운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침상에서 천천히 내려와 덜덜 떨고 있는 야유를 향해 다가갔다.
“뭐, 뭘 하려는 거야?”
야유는 지독한 두려움 때문에 뒷걸음질만 쳤다. 이렇게 강한 데다 남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가 생각하기로 야가에서는 오직 가주만이 이 사내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북야의 손이 잠시 휘황찬란하게 빛나더니, 순간 밀려든 강력한 힘에 의해 야유가 휙 날아가 버렸다. 곧이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야유는 결국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렸다. 기절하기 직전에 그는 남궁월의 말을 듣고 이곳에 온 것을 후회했다.
“북야…….”
고약운은 붉은 옷을 입은 천북야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천북야가 마침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을 보자, 잔혹한 빛을 품고 있던 눈동자가 평상시처럼 따뜻하게 물들었다.
“운아, 나 돌아왔어.”
그는 그리움이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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