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시운의 정체
“네 말이 맞다. 본성은 너를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사내는 고약운을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
‘똑똑한 계집이군.’
자신이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잖은가. 누가 이 계집을 ‘그 사람’이라고 말했던가. 천북야든 이 계집이든 자신의 손에 죽어야 했다.
다만 이 계집은 사내 자신의 정체를 아직 모르는 듯했다.
“다시 말하지만 시운은 그저 쓸모없는 폐물일 뿐이다. 네게 하나 알려 주지. 시운은 본성이 만들었다.”
말을 꺼낸 사내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고, 짙은 살기가 배어 나왔다.
“본성은 움직일 수 없었고, 피와 살로 인간을 만들어야만 했어. 그것만 아니면 시운도 필요 없었을 텐데. 연기종 종주 부인의 배 속에 내가 시운을 강제로 심었다.”
연기종 부인이 품고 있던 딸은 하나뿐이었는데, 이 사내 때문에 시운이 함께 태어났단 말인가.
그 놀라운 사실에 고약운의 정신이 멍해졌다.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어야 피와 살로 영혼이 있는 인간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사내는 고약운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냉소를 지으며 시운을 비웃었다.
“전생의 연인이라, 환생도 하지 못한 것이 웬 전생의 연인을 찾는단 말이냐. 그 멍청한 것이 천북야의 꿈을 꾸었다고 그자를 전생의 연인으로 여기다니, 참 우스운 일이지.”
고약운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북야를 알고 있는 데다 그와 원수지간인 것 같아. 시운은 당신이 만든 사람이니, 그 때문에 시운이 북야의 꿈을 자주 꾸었나 보군.”
그러나 겉보기와는 다르게 고약운의 마음은 그리 평온하지 못했다.
심장이 불안한 듯 뛰어댔다. 눈앞의 이 사내는 굉장히 강했다. 얼마나 강한지 추측조차 할 수 없어 무서울 정도였다.
“네 말이 맞다. 그래서 시운이 쓸모없는 폐물이라는 거지. 몸을 움직일 수만 있었어도 그 멍청이의 도움이 필요하진 않았을 텐데.”
사내는 거만한 눈으로 차갑게 고약운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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