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동방세가로, 출발 (2)
“하기, 너에게 정말로 실망했다.”
하진천은 고개를 저으며 씁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는 이전부터 하기의 인성이 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하기가 감히 친형을 해칠 줄은 몰랐다. 이런 자를 두고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
우우우우-
이때, 하가의 지하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더니 괴상한 파동이 한 차례 퍼져나갔다. 모두 바닥이 진동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어 다들 서로를 쳐다볼 때 하기 혼자만 정신없이 웃었다.
“하하하! 들었습니까? 신수께서 화를 내고 계십니다. 고약운, 독존. 당신들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오늘 죽음을 피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하가를 건드린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할 겁니다!”
하기는 계속 웃으면서 고약운의 무거워진 낯빛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통쾌한지 몰랐다.
‘그래, 너도 무섭겠지.’
고약운이 가지고 있는 청룡은 무황 정도이니, 신수와 비교할 수 없었다.
“겁낼 필요 없다. 본존이 너를 지키마.”
독존은 고약운의 눈빛이 불안해 보이자 자연스레 그녀를 위로했다.
지난 번 고약운은 거대한 용을 만나도 긴장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근심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독존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가 감지하기로 하가에 있는 영수도 무존에 지나지 않았다.
“하 가주, 들으셨죠?”
고약운이 고개를 들어 하진천을 보며 엄숙하게 물었다.
하진천 역시 지금 하기의 일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그도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영소 어르신께 문제가 생긴 것 같군.”
지금까지 영소 어르신께선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고함을 지른 적이 없으셨다. 하진천은 지하 밀실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싶어 불안해졌다.
얼굴색이 어두워진 그는 별다른 분부 없이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의 얼굴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가득했다.
‘어쩐지, 연기종이 나타났을 때 어르신께서 나타나지 않으시더라니……. 무슨 일이 생기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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