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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화. 풍청백이 이런 걸 신경 쓰겠어?

283화. 풍청백이 이런 걸 신경 쓰겠어?

전만금이 주루를 떠나기 전 주인으로서 세 사람에게 한마디 했다.

“식사 감사합니다. 저희 전씨 주루 음식은 맛있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특히 이 술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지요. 앞으로 사업 이야기를 할 때, 이곳으로 오시면 잘 대접하겠습니다. 분명 손님들도 만족하실 겁니다!”

그렇게 세 사람이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가려던 그때, 방에서 고함과 물건이 나뒹구는 소리가 들렸다. 유옥생이 전만금에게 말했다.

“주인장한테 저 사람들이 싹 다 배상한 후에 내보내게 하라고 해.”

“걱정하지 마. 내가 그런 것도 모를까 봐? 이 어르신은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안 한다고.”

전만금이 턱을 들어 올리며 코웃음을 친 뒤, 1층으로 내려가 주인장에게 유씨 가족들이 망가뜨린 물건을 더 비싸게 배상받으라고 분부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설청련이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렇게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저놈들이 가만히 있겠소?”

“그건 잘 몰라서 그럽니다. 저 사람들은 남릉에서 제일가는 부호라고요. 유회 그놈은 체면이 제일 중요해서 비웃음당할까 봐서라도 다 배상할 겁니다. 체면이 더 중요하면 손해를 봐야지요, 뭐.”

세 사람은 그렇게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주루를 떠났다.

* * *

방에 남은 유회는 눈에 실핏줄이 다 터지고 얼굴도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지금껏 유 태비와 좌상조차 유회의 체면을 이렇게 떨어뜨린 적은 없었다.

‘젖 냄새도 안 가신 것들이 감히 나를 모욕해?! 그 세 놈이 가문의 수장인 내 체면을 아주 잘근잘근 짓밟았구나! 나 유회, 살면서 고개 숙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저놈들이 장사꾼으로서의 도의도 무시하고 저렇게 나오니, 나도 어쩔 수 없지. 끝까지 가보자고!’

“저 세 사람이 저렇게 세게 나올 줄이야.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우리를 안 도와주는 건 물론이고, 저렇게 기고만장하게 굴기까지 하는데요!”

그러자 유회가 차갑게 웃었다.

“무서울 게 없다고 하니, 나도 물불 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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